4월, 지구온난화 탓인지 뭔지는 모르지만 때 보다 일찍 핀 벚꽃 탓에 보통의 거리도 핑크빛 비가 내렸고 한쪽에선 봄이 좋냐와 벚꽃엔딩이 배틀을 하듯 여기저기서 충돌이 일어났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나무 밑 벤치에 앉아 손에 작은 선물을 하나 들고 발을 탁탁 구르며 누군가를 기다렸다.
“헤엑, 많이 기다렸어요?”
“아니, 빨리 가자”
너를 꼭 닮은 봄이다.
여름이다 여름, 푹푹 찌고 더운 날씨는 충분히 원우를 짜증나게 만들었다. 에라이씨, 오늘따라 되는 일도 없던 원우는 애꿎은 다 먹은 콜라 캔에 화풀이를 했고, 그 결과는 터진 콜라가 원우의 신발을 더럽혔다. 아 새로 산건데…. 애절한 원우의 목소리가 등굣길에 한산하게 퍼졌고, 곧 스물스물 양말을 적시는 끈끈한 콜라에 인상을 찌푸리며 학교로 향했다. 아, 아직 시간 있네, 좀 천천히 가도 되겠,
“악!”
“엄마야”
이번엔 자빠지는 타임인가, 저기요 하느님 제 전생의 오늘날 큰 죄를 지었습니까, 어째서 제게 이런 시련밖에 없는지요, 속으로 신까지 원망하며 중얼중얼 욕을 하던 원우가 곧 상태를 알아차리고는 일어났다. 아니, 일어났었다. 발목을 삐었는지 아릿하게 욱신거리는 발목에 곧 다시 주저앉은 원우가 부딪힌 상대를 올려다봤다. 안 그대로 날카롭게 생긴 원우의 인상이 아침 햇살과 더불어 아침부터 계속되는 고난에 더더욱 사나워 보였다. 그에 흠칫하며 뒷머리를 긁는 검은 남자는 안절부절 못하며 원우에게 손을 내밀었다.
“저 죄송해요…. 어, 일으켜 드릴까요?”
그걸 지금 물어보고 일으켜 줘야 하는 건가? 가만히 사내를 응시하던 원우가 손을 턱 하니 내밀었다. 긍정의 뜻으로 받아들인 사내는 곳 원우의 손을 잡고 일으켜 줬다. 발목을 꽤나 심하게 삔 듯한 원우가 바지를 툭툭 털고 민규를 응시했다. 넘어져서 온갖 짜증을 낼 때는 몰랐지만, 제 앞에 사내는 수만이네 꽃밭에서 길러질 것처럼 잘생겼고, 원우도 큰 편이지만 그보다 조금 더 컸으며, 심지어 같은 학교에 명찰 색을 보아하니 원우의 후배였다.
“어, 우리학교 후배네”
“어, 선배님…?”
설마, 전학 첫날부터 나 저 무서운 선배님께 찍힌 걸까, 헝헝, 민규야 너 학교생활 잘못 되면 어떡하니 겉으론 아무렇지 않은 척 하며 속에서는 잔뜩 울고 있는 민규가 침을 꿀꺽 삼키고는 원우를 응시했다. 원우는 그런 민규를 따라 가만히 쳐다보았으며, 둘은 의도치 않게 등굣길 앞에서 눈싸움을 하고 있었다. 먼저 정신을 차린 원우가 고개를 도리도리 젓고는 아픈 발목을 절뚝거리며 민규를 지나쳐 갔고, 그런 원우가 지나가자 정신을 차린 민규가 가방을 고쳐 매고 원우를 뒤따라 갔다.
“저 선배님,”
“왜.”
“업어드릴까요…?”
다리를 절뚝이며 힘겹게 걸어가는 원우가 자존심과 편함에서 갈등했고, 곧 고개를 떨구자마자 보이는 제 신발의 콜라 얼룩과 퉁퉁 부은 발목에 고개를 끄덕이고 민규는 가방을 앞으로 메고 원우를 업었다. 키는 저와 비슷하지만 많이 마른 원우의 몸에 남모르게 놀란 민규가 원우를 업고는 학교로 들어갔다. 원우는 지금 이 상황이 매우 쪽팔려 민규에게 반쯤 얼굴을 파묻으니 사람의 체향은 목덜미에서 가장 잘 난다는 말이 맞는지, 시원하고 남자다운 향이 원우를 감싸 안아 편안한 느낌에 절로 눈을 감았다. 물론, 곧이어 들려오는 민규의 목소리에 놀라 정신을 차렸지만,
“저, 선배님 몇 반이세요?”
“나, 나 1반.”
그리고는 계단을 올라가는 민규에 원우가 조금은 수치스러운 느낌과 저 멀리서 친구인 순영이 비웃는 느낌에 작게 욕을 읆조리자 흠칫하며 놀라는 민규에 피식 웃었다. 곧 도착한 반에 원우가 가볍게 민규의 등에서 내렸고, 민규가 허리를 쭉 폈다. 곧이어 자기 앞에 매달린 가방을 뒤적이더니 포스트잇 한 장과 펜을 꺼내 뭐라뭐라 적고는 원우에게 건네줬다,
[010-1997-0406]
뭐지 싶은 원우가 민규를 한번 올려다보니 또랑또랑한 눈으로 원우를 내려다보는 조금은 부담스러운 민규의 시선에 원우가 고개를 돌렸다,
“이제 가지”
“어, 그럼 학교 끝나고 연락해요 선배님!”
원우의 말에 걸음을 때는 민규의 가방은 반쯤 열려 있는 채로 민규의 앞가슴에 대롱대롱 매달려있는 가방이 펄럭이는 민규의 손과 같이 원우에게 인사했다. 그런 민규를 본 원우는 저 덩치 큰 아이가 덩치 값을 못하고 꽤나 발랄한 아이구나, 생각했다. 아직 알싸하게 남은 통증이 원우의 발목에서 맴돌자 그제야 제가 다쳤다는 걸 다시 자각하고는 절뚝거리며 뒷문과 가까운 제 자리에 털석이며 앉았다. 아무래도, 조퇴 각인걸, 아픈 것도 잠시 핑계대고 이 지긋지긋한 학교에서 나올 생각을 하니 괜스레 그 멀대에게 조금은 고마워졌달까, 아직 제 손안에 고이 접혀져 있는 포스트잇을 손에 들고 픽 웃었다.
-
학교를 조퇴하는 그런 기쁨은 아주 잠시, 이 30도를 넘나드는 여름에 3주 깁스란 원우에게 생지옥이나 다름없었다. 그 멀대 고딩-원우는 민규의 이름을 이렇게 저장했다-의 반응이 궁금해진 원우가 제 다리의 사진을 찍어 멀대 고딩에게 보냈다. 뭐 마려운 마냥 끙끙 댈 듯한 멀대 고딩의 모습이 원우의 눈앞에서 생생하게 보이는 모습이 괜히 웃겨 픽 웃었다.
[허얼 선배 진짜 그 정도로 다친 거 에요????? 안 아파요???????]
대체 이게 물음표가 몇 개인지 격한 멀대 고딩의 반응이 제가 기대한 것만큼 나오자 만족의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고, 그에 반에 민규는 읽어놓고 답이 없는 원우에 정말 뭐 마려운 대형견 마냥 거실을 이리저리 걷다가 민규의 엄마에게 등짝을 한 대 얻어맞고 서야 소파에 앉아 원우의 답장을 기다렸다.
[아 나 괜찮아 그냥 한번 보내봤어]
깨톡!
이라며 명랑하게 울리는 민규의 폰에 덩치에 맞지 않게 파드득 거리며 일어난 민규가 조그만한 핸드폰을 붙잡고 내용을 확인했다. 진짜 괜찮은 걸까, 한숨을 푹 쉰 민규가 열심히 타자를 쳤다.
[진짜 괜찮아요????? 제가 선배님 등하교길 책임 져 드릴게요!]
허이구야, 민규의 대답에 헛웃음을 내비치며 침대에 드러누웠다. 누가 보면 부부인 줄 알겠어.
[그건 부담스럽다. 내일 빵 하나나 사줘. 치료비 그걸로 퉁쳐]
좀 깡패 같지만 뭐 돈 깨지고 엄마한테 깨지는 건 나니까, 간단한 생각을 한 원우가 핸드폰을 덮고는 소파에 누워 발목을 달랑거렸다. 악, 맞다 나 깁스했지. 발목부터 머리까지 전해지는 고통에 인상을 찌푸리며 몸부림 쳤다. 존나 아파! 내적 함성을 지른 원우가 목발을 짚고 일어섰나 아 어깨 아파…. 몸을 일으켜 침대에 누워 원우의 키 만한 큰 배게를 끌어안았다. 포근해…. 점점 눈이 감기는지 몸을 살짝 떨고는 그대로 잠들었다.
발목이 다친 뒤로 민규는 어떻게 원우의 집을 알았는지, 매일매일 같은 시간에 원우의 집 앞에 나타나 항상 원우를 업고 등교를 하는 것이 민규의 일상 이였다.
“안 무겁냐?”
“전혀요, 선배 진짜 말랐어요.”
원우도 큰 편이지만 마른 편인 탓인지 민규는 별로 힘든 기색 없이 잘만 업고 다녔다. 그리고 원우를 업고 다닌 그 한 달 동안 둘은 꽤 많이 친해져 있었고, 원우는 민규가 체육 특기생으로 왔다는 걸 알게 되었다. 아 그래서 날 그렇게 잘 업는 건가, 생각한 원우가 더 편하게 민규에게 기댔다. 민규는 복싱 선수 지망이였다. 실력도 뛰어나고 체고는 아니지만 체육 특기생들을 잘 뽑는 우리 학교로 오게 되었다나 뭐라나, 민규는 항상 원우가 심심하지 않게 주저리주저리 자기 이야기를 하며 등교하곤 했다. 원우도 뭐 꽤나 만족했고.
“복싱은 언제부터 했는데?”
“저 고등학교 올라와서요.”
“아 고1 때… 잠깐만 너 고2잖아.”
민규는 의외로 복싱 천재였다. 그 이유에는 뭐 이전에 해온 민규의 운동도 있었겠지만, 민규는 유독 복싱을 좋아했고, 그 탓에 학교도 빼먹으며 복싱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 학교 감독의 눈에 들어온 것이 민규이고, 어차피 집도 가까워 전학 오기로 했다. 어쩐지 방과후에 안 보이더라. 등하교 책임진다며.
“그래도 화, 목은 잘 책임지잖아요.”
잘 한다. 한번 웃은 원우가 벌써 도착한 학교에 익숙하게 민규의 등에서 내렸다. 아 이제 안 와도 되는데,
“맞다 민규야, 이제 안 데려다 줘도 돼. 나 깁스 풀었잖아.”
“에이 괜찮아요. 저 말동무도 없고, 형 업고 운동한다 치죠.”
위에서 대답을 하라는 듯한 민규의 눈빛에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또 앞에 달린 가방이 달랑달랑 거리며 민규의 손과 함께 인사 했고 원우는 반으로 들어갔다. 정말 그 후로도 민규는 항상 원우의 곁을 따랐다. 원우도 민규의 대회라던가 뭐 그런 것을 종종 따라다녔다. 덕분에 학교에서 둘은 유명해졌다. 민규는 잘생긴 외모와 복싱 천재이자 원우의 애인, 원우는 잘생긴 외모와 문학 소년이자 민규의 애인. 덕분에 어딜 가나
“전원우 너 김민규랑 사귀지?”
“김민규 너 전원우 선배랑 사귀지?”
이런 소리를 들을 정도로 둘은 거의 학교 간판이나 다름없었다. 그렇게 둘은 썸 아닌 썸을 탔다. 민규는 만족했지만 원우는 그저 그랬다고. 둘은 딱히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으며 지냈다.
“형 진짜 걔랑 사겨요?”
원우는 민규를 살짝 올려다봤다. 그러니까 이게 무슨 일이냐면, 여고인 옆 학교의 예쁘기로, 또 여러 남자 후리고(?) 다니기로 유명한 최해린 이란 애가 꼬박꼬박 원우의 학교로 출석체크를 하고 원우를 찾는 걸로 봐서 민규와 깨지고-애초에 사귄 적이 없지만-저 예쁜 여자와 사귄다는 그런 힘없는 소문이 돌았다고 한다. 원우는 민규와 사귄다는 소문이 돌 때처럼 어떠한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던 원우는 이번에도 역시 아무런 감흥이 없었다. 그 탓인지 소문은 거의 확신이 되었고, 훈련 집중기간이라 원우를 보지 못했던 민규는 늦게 그 소식을 알아 원우에게 물었다.
“그건 왜.”
“아니 궁금해서요. 진짜 사겨요?”
“글쎄.”
“형은 그래도 나랑….”
“그거 진짜 아니잖아”
안 그래도 원우는 민규와 사귄다는 소문 탓에 꽤나 고생했다. 어딜 가던 묻는 질문과 진짜냐 하는 애들, 그리고 게이로 오해 받는 게 싫어서 그 여자애와 사귄다는 소문을 딱히 부정 하지 않았던 것도 있다. 일부로 민규와 시선을 피하며 말을 하다 고개를 들고 민규를 쳐다봤다. 뭔가 탐탁치 않은 듯 한 민규의 표정에 원우가 빤히 쳐다봤다.
“민규야 나 그 애 마음에 들어.”
“형은 내가 아무렇지도 않아요?”
“나는 형한테 하는 모든 게 진심 이였어요. 처음 본 날부터, 일부로 우리 집 반대 방향인 형 집까지 가서 데리고 오고 데려다 주고, 아침 안 먹는 형 항상 빵이라도 챙겨주고.”
“야, 너 진짜….”
“근데 형은 아니었나 봐요.”
“…….”
“덕분에 고마워요.”
민규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보더니 손에 쥐고 있던 종이를 꾹 쥐고는 원우에게 등을 돌려 뚜벅뚜벅 걸어갔다. 원우에게 한번이라도 등을 돌리지 않은 민규였건만 원우를 뒤로하고 가는 뒷모습은 뭐랄까 허전해 보인다고 원우는 생각했다. 생각을 접고 발걸음을 때려는 찰나, 원우의 발에 노랗게 물들은 빨간 잎이 원우의 발등에 올라탔다.
가을이 시작됬다.
-
그 날 이후로 민규는 더 이상 원우의 집 앞까지 오지 않았다. 점심을 안 먹는다고 해서 저를 끌고 매점에 가지 않았고, 또 기다리라며 난리 법석을 치고 나서 하굣길에 대려다 주는 짓도 하지 않았다. 학교에서도 반에만 있는지 우연히 마주치지도 못했다. 그렇다고 뭔가 느껴지지는 않았다. 허전할 뿐 내 생활에 피해가 가는 일은 없었다. 아니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아 또….”
원우를 챙겨주던 민규가 없으니 원우는 항상 뭔가를 빼놓고 다녔다. 또 요즘은 갑자기 마지막으로 본 날의 민규의 말이 원우의 머릿속을 헤집어 놔 미칠 지경 이였다. 그렇게 애써 부정하고 무시하며 지내다 보니 한 달이 지나갔다. 아무리 생각해도 원우는 자신이 잘못 한 것만 같아 민규의 반으로 찾아갔다.
“여기 민규 있어?”
민규의 반에서 나오는 한 아이의 팔을 붙잡고 물었다.
“걔 전학 갔는데요.”
원우의 머리가 띵 하고 울렸다. 전학? 대체 언제 다급하게 물어오는 원우에 민규의 반 학생은 꽤나 당황하며 한 달 전쯤이라 답했다. 한 달 전…. 민규가 저를 두고 갔던 그 날, 그럼 그 종이는 전학에 관한 거였나. 자세히 물어보니 민규는 복싱을 제대로 전문적으로 배워보러 코치를 따라 미국으로 전학을 갔다고 말해줬다. 어쩐지 민규 담당 코치도 안 보인다 했어. 정말 나는 그 아이에게 관심도 없었구나 하는 죄책감이 밀려 들어왔다. 응 고마워. 친절히 알려준 후배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교실로 들어갔다.
소식을 들은 후 원우는 하루 내내 수업에 집중을 못 했다. 결국 조퇴 까지 하고는 폰을 들여다 봐 민규의 카톡을 봤다. 계속 뭔가를 쓸까 말까 여러 번 지우는 걸 반복하다 결국 핸드폰을 껐다. 창밖을 보니 빨갛고 노랗게 물들어 알록달록 하건만 원우는 벌써 겨울이 온것만 같았다.
내 손으로 봄을 보내놓고 그 애와 어울리는 봄을 난 기다리고 있다.
_
“무슨 생각해요 나 왔는데 이러기?”
덩치에 맞지 않게 툴툴 대는 키 큰 사내를 웃으며 투 치고는 안절부절 못하게 조그만한 상자를 매만지고 있었다. 맞잡은 손을 살짝 보고는 웃으며 벚꽃이 흩날리는 예쁜 거리를 걸었다.
“야 김민규”
“응 형?”
생일 축하한다. 원래 스킨십을 좋아하지 않는 원우에 뽀뽀한번 받기도 힘든 민규 였건만, 이렇게 사람 많은 곳에서 발꿈치를 살짝 들고 뽀뽀를 해 주는 원우에 그대로 굳은 민규가 눈을 몇 번 꿈뻑이다 입을 떡 벌렸다. 그런 민규를 보던 원우는 웃으며 케이스 안에서 민규와 어울리는 우주 느낌의 시계를 손목에 차 주었다.
“생일 선물, 나 이번에 책 잘 팔렸어.”
“고마워요, 책은 당연하지. 우리 얘기인데.”
맞다 너 배경화면 내 책 마지막 구절이더라? 당연하죠, 나 그 부분이 제일 좋아. 히히 웃으며 아무렇지도 않게 팔짱을 걸어가는, 당당하게 커밍아웃을 한 원우가 웃으면서 책의 마지막 구절을 읆조렸다.
난 내가 놓친 봄을 그 아이가 태어난 그 봄을 간절하게 기다렸다. 봄은 네 번이 지났을 때. 누구보다 멋진 모습을 하고 내게 나타나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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